▲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원들이 4일 서울 강남구 경남제약 본사 앞에서 3자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경남제약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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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의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957년 설립된 경남제약은 충남 아산의 향토기업이자, 국민 비타민제 ‘레모나’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제약회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경남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자 교섭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진단키트 제조기업 휴마시스는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블레이드엔터는 경남제약 지분 19.8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블레이드엔터의 최대 주주는 지분 24.81%를 소유한 ㈜플레이크로, 플레이크는 김병진 경남제약 회장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김 회장이 경남제약을 인수한 후 사익 추구에만 급급해 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019년 경남제약을 인수한 ‘M&A 전문가’ 김 회장은 인수과정에서 270억 원 현금출자로 이득을 취했고, 인수 이후에도 현금을 손에 쥐기 위한 행태만을 반복했다”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대표이사가 7번이나 바뀌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품 개발이나,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충북 제천의 전문의약품 전문공장 부지까지 매각하고, 강남의 빌딩(현 본사 건물)을 사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제약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고, 종속회사의 지급보증을 서게 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해 경남제약에서 또다시 대출을 받아 부실회사 인수합병을 통해 손실처리 비용을 모두 경남제약으로 떠넘겼다”며 “이때문에 경남제약은 2021년부터 3년간 77억 원, 34억 원, 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2일 매각 설명회에서 ‘조직도와 인원변동은 없을 것’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매각이 이뤄졌다”며 “교섭을 통해 경남제약 전 종업원의 고용 보장과 재매각 금지, 단체협약과 노조 승계, 기업 건전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벌어지는 ‘먹튀기업’의 부당한 행태를 근절하기 위한 문제”라고 밝혔다.
고 양준호 회장이 창업한 경남제약은 비타민제 레모나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2000년대 초반까지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잦은 인수합볍 과정을 겪으며 서서히 부실해지기 시작했다. 2004년 녹십자 계열사인 녹십자상아와 2007년 HS바이오팜 등에 이어 이번까지 8번이나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다. 여기에 배임횡령, 경영권 분쟁 등으로 2019년에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