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국회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 의원. © 국회 유니콘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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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M&A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M&A를 주도하는 대기업·해외기업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중견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안됐다.
이는 스타트업 M&A가 창업자나, 투자자의 엑시트(Exit) 수단일 뿐만 아니라, 성장 정체에 부딪힌 기성 기업의 중요한 기업혁신 수단이라는 의견 합의를 배경으로 한다 .
국회 스타트업 지원모임 유니콘팜과 대표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17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기업혁신을 위한 스타트업 M&A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번 토론회에서 ‘스타트업 M&A 현황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담은 리포트를 공개키도 했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대 국회 첫 유니콘팜 토론회를 환영하며 “고금리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교적 자본력이 약한 스타트업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M&A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구성된 22대 국회에서도 유니콘팜이 앞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유니콘팜 회원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현장에 참석해 “스타트업 M&A 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해외시장의 규모에 비해서는 부족한 듯하다”며 “M&A 를 통한 스타트업의 엑시트가 활발해지고, 시장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입법이 필요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유니콘팜 회원인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트업 M&A 활성화는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기업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연구와 토론회를 주도한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기업인은 국적이 있겠지만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들을 선점하려는 인수전에는 국경이 없다” 며 “스타트업 M&A 가 활성화되면 대기업, 중견기업, 더 나아가 국가의 경제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오늘 토론회가 갖는 막중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용국 컴투스홀딩스 경영고문은 ‘콘텐츠 중견기업의 스타트업 M&A를 통한 성장 전략 사례’라는 주제로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이 고문은 컴투스가 그간 스타트업과 M&A 를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변화를 만들어낸 경험을 발표했다.
그는 “컴투스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 사업다각화에는 수많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가 큰 도움이 됐다”며 “특히 새로운 영역, 내부에 자원이 부족한 영역을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스타트업과 협업이었다”고 역설했다 .
이어 강신형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함께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이뤄진 국내 594건의 스타트업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스타트업 M&A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나,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와 모험자본시장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M&A 시장이 2배 이상 더 성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 교수는 “최근 스타트업 M&A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니콘팜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로 양적 완화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된 2021과 대비해 2022년 기준 대기업의 스타트업 M&A 시장규모는 1/5 로 감소한 반면, 중견기업의 스타트업 M&A 시장규모는 2.3배 증가했다.
강 교수는 “대기업과 해외기업의 경우 기술과 인력 확보와 시장점유력 확대를 위한 동종산업 M&A에 집중하는 반면,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기 위한 이종산업 M&A에도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스타트업 M&A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대형 M&A를 주도하는 글로벌·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 인수 촉진과 더불어, 중견기업의 스타트업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확대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스타트업 M&A 활성화 방안에 대한 학계, 산업계, 정부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
정준모 의식주컴퍼니(런드리고) CFO는 국내 스타트업, 대기업 사업부부터 해외 스타트업까지 폭넓은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한 의식주컴퍼니(런드리고)의 전략을 소개하며 “M&A야 말로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우리 기업을 인수할 의사가 있는 중견기업을 만나기가 어려운 한편, 우리 역시 인수자로서 인수 대상인 상대방 기업에 대한 검토 부분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들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수자와 피인수자 양면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다음으로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는 다년간 스타트업 M&A 법무상담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 과정에서 형성된 기업가치와 M&A 거래 협의 과정에서 바이어가 인식하는 대상회사의 주식 가치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기업가치 간극 문제가 기존 주주의 사전동의권투자계약 구조로 인한 거버넌스 문제와 결합됐을 때 스타트업 M&A 활성화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
학계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국내 전반적인 M&A 시장 상황을 연구한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타트업 M&A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기업의 개방형 혁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M&A로 엑시트한 창업가가 재창업하거나, 투자자로 변신해 생태계에 기여하는 것은 곧 새로운 창업자들에게 좋은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비교적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기업들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에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M&A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업들이 스타트업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인수대상을 발굴할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CVC 투자와 연계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견·중소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민간 창업기획자나, 벤처투자회사의 투자조합에 단독으로 출자하는 경우 모태펀드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 마련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M&A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 부처의 토론이 이어졌다.
임국현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과 과장은 “국내 5575 개에 달하는 중견기업은 현재 자금조달과 아이템 발굴에 어려움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며 “중견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스타트업과 네트워킹의 장 마련, 관련 규제애로 해소를 위한 창구 역할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우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과 사무관 역시 “스타트업 M&A 전문 자문사 육성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민간과 연계한 M&A 중개플랫폼 구축, M&A 자문비용 지원 등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강기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과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글로벌 지원 정책을 언급하며, 해외 투자뿐만 아니라 지사 설립, 네트워킹 등 현지 지원을 포함한 내용의 정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