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켓팅’서 살아남으려 선예매 유료멤버십 가입 당연해져… 사실상 티켓값 인상 효과
- 유료멤버십, 선예매 기회 외 혜택 적고 불공정 약관에 환불받기 어렵단 지적도
- 강훈식 의원 “선예매 비롯 유료혜택이 제값 하는지 실태조사 해야”… 공정위도 공감
▲ 강훈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아산 을).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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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아산 을)이 공연계 실태조사를 이끌어내 주목받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연계에서 선예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사실상 티켓값 인상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실태조사와 약관 관련한 검토까지 준비하겠다”고 답변했다 .
정무위원회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을 감사했다 .
강 의원은 공연계 선예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반예매보다 1~2 시간 전, 빠르면 하루 이틀 먼저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선예매는 유료멤버십 가입자에 한해 기회를 제공한다. 티켓예매사이트 중에선 인터파크와 예술의전당이 유료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으며, K-pop 아티스트 대부분도 유료 팬클럽 가입자에게 선예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공연예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티켓팅이 소위 말하는 ‘피켓팅’이 됐다는 점이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피 튀기는 티켓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예매 기회를 얻으려 하고, 결국 유료멤버십 가입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
강 의원은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선예매 제도를 예시로 들었다.
예술의전당 일별 유료회원 가입자는 평소 적으면 수십 명대, 많으면 수백 명대였다. 그런데 지난 9월 한 인기배우가 연극 ‘햄릿’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선예매 기회를 얻으려는 소비자가 몰려들어 하루 동안 2000명 넘는 사람들이 유료회원에 가입했다.
‘태양의 서커스’가 선보이는 공연 ‘루치아’ 선예매가 있었던 작년 11월에도 인터파크 유료멤버십 가입자는 다른 달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강 의원은 “유료멤버십 가입비가 사실상 티켓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 고 지적했다 .
K-pop 아티스트 유료 팬클럽에 대한 질의도 이어갔다. 한 아이돌 그룹의 선예매 대기화면을 보여준 강 의원은 “콘서트 수용인원이 6만 명인데, 대기 순서는 18만 번대를 가리킨다”며 “선예매 기회마저 놓친 팬들에게 유료 팬클럽이 과연 어떤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티스트별 유료 팬클럽 혜택을 보여주며 “다른 혜택들도 응모 ‘기회’, 참여 ‘기회’ 등 대부분 ‘기회’만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떠한 실태조사도 한 적이 없음을 문제 삼았다.
유료멤버십 가입 기간 제한, 선예매와 일반예매용 좌석 구분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안하고, 유료멤버십 혜택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소비자가 중도해지와 부분 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약관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강 의원은 “(공연 소비자는) 2030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소위 ‘내가 호구지 뭐’라고 평가하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많다”며 “선예매를 비롯한 유료혜택이 제대로 값어치를 하는지 실태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주문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말씀해주신 문제의식에 저도 공감한다”며 “실태조사와 약관 관련한 검토까지 준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