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아버지의 하늘
 
장미숙(시인 겸 시낭송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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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

아버지의 머리는 천장에 닿을 듯했습니다

    

새벽녘

외양간 소를 몰고 논밭으로 내달리던

태산 같던 장부였습니다

    

하루해가 저물면

물큰한 냄새로 돌아와 보리밥 한술로 허기를 달래도

헛기침 하나로 위세가 하늘에 닿았던 사내였습니다

    

내게 있어 든든한 울타리요

높고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등골을 빼먹으며

학교에 다녔고 들로 산으로 쏘다녔습니다

    

세월에 이길 장사 없다더니

어느새 뼈 마디 마디 닳고 닳아 등마저 굽어버린 아버지

몸도 마음도 하냥 어린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눌한 말씨에 얼굴 가득 검버섯 피어올라

젊은 날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모두가 힘들었더 그 시절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그리 되었건만

저 혼자 잘나서 그리된 것처럼 여기는 못난 자식들

세월이 흘러도

자식이란 참으로 철들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마음 앞 장승처럼, 성황당 나무처럼

든든한 울타리로 우리를 지키시며

우리의 꿈을 키워주신 아버지

    

백년이 지나도 천년이 지나도

당신은 내게 있어

높고 푸른 하늘이십니다

    

 

 

 장미숙 시인 겸 시낭송지도자

        


기사입력: 2016/11/08 [21:48]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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