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도시 보상… LH는 ‘웃고’, 주민들은 ‘울고’
주민들 “선착순 분양, 보상 조기 완료 위한 술책” 분개
 
박성규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naver band
광고
▲ 접수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주민들.     © 아산톱뉴스

“2000억 원 밖에 안 된다고 하더니 7000여 억 원을 다 준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건 사기분양이다. LH의 농간에 우리(주민들)가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22일 아산신도시 2단계 1차 지구 보상이 시작된 가운데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웃고, 주민들은 울고 있는 것.

이날 아산직할사업단(단장 오세진)은 청사 내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오전 8시30분부터 토지주들을 대상으로 보상접수를 시작했다. 접수처에는 토지주들이 새벽부터 진을 치고 접수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인원은 대략 100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산직할사업단에 따르면 보상 대상자는 토지주 1150명, 지장물까지 포함하면 1450명 정도다. 이날 접수처에는 보상대상자 거의 대부분이 참석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이렇게 주민들이 대거 몰린 것은 아산직할사업단이 당초 일부 보상 계획을 세우고 22일 접수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2000억 원의 예산 내에서 채권으로 지급한다는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 첫 번째 접수자인 한 모(오른쪽 첫 번째) 씨가 가족들과 접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 아산톱뉴스

당초에는 3차에 걸쳐 보상계획을 세웠으며, 1차(채권) 보상에는 평균 1인당 5억 원씩으로, 400여 명 정도만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2차(채권)는 빠르면 내년 3월, 늦으면 상반기(6월 안) 내에, 그리고 마지막 3차(채권+현금)는 2012년에 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선착순 보상에 대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이 같은 분위기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아산직할사업단은 계획을 수정, “예산을 추가로 충분히 확보했다”며 전액(6800여 억 원) 보상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접수인원도 당초 5명에서 추가로 지원받아 20명을 배치했다.

이 같은 내용은 18일 새벽 주민들에게 핸드폰 문자로 전송됐다. 그러자 접수를 포기하고 있던 순번 400∼500번 대 이상자들도 전부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 LH아산직할사업단이 지난 18일 새벽 보상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     ©아산톱뉴스

아산직할사업단은 이들을 위해 별도로 자리를 마련하고, 현장에서 추가로 번호표를 나눠줬다. 앞서 번호표를 받은 주민은 577명이었다.

아산직할사업단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인지 사설 경호원 5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해 주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으며, 일부로부터는 힐난을 듣기도 했다.

접수업무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접수처로 이동하면서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건 사기보상이다. 주민들이 LH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주민 A(탕정면) 씨는 “돈이 없다고 그렇게 앓는 소리를 하더니… 아무리 채권이라고 해도 어떻게 하루 아침에 5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갑자기 만들어 낼 수 있냐”며 “이건 사기다. LH가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주민 B(탕정면) 씨는 “보상가도 터무니없이 낮다. 1단계 150% 보다도 한참 적은 110∼120% 대다. 일부 주민들은 공시지가보다도 낮은 보상가가 책정됐다”며 “LH가 선착순으로 보상한다고 발표, 주민들이 몰려들도록 불안감을 자극해놓고 보상을 조기에 마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 C(탕정면) 씨는 “보상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채권으로 주는 것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사정이 다급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보상을 받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다른 곳에 대토를 위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았으나 보상이 늦어지는 바람에 이자에 치어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상당수 주민들은 “땅을 빼앗기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업무지원을 나왔다는 LH 한 직원은 “오늘부터 6개월 동안 보상 접수를 받는다”며 “접수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전액(채권)을 보상한다”고 말했다.

3년 만기 채권과 5년 만기 채권 두 가지이며, 2억 원 범위 내에서 3년 만기는 40%, 5년 만기는 50%의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는다.

한편 탕정 2차 지구의 총 보상 물건은 토지의 경우 총 2322필지 276만4000㎡이며, 이번에 보상을 시작하는 지역은 배방읍 휴대리와 세교리와 탕정면 매곡리, 용두리, 명암리 일부 지역 1302필지 223만㎡이다.

▲ 보상과 관련해 주민민원을 듣고 있는 탕정농협 윤경상(왼쪽) 조합장과 전남수(가운데) 시의원.     © 아산톱뉴스

기사입력: 2010/11/22 [11:4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과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화보/제63회 성웅 이순신축제] 이순신 장군 출정식과 군악·의장 퍼레이드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