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해바라기 전쟁-⑨
맹주상 시인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 선물
 
작가/시인 여울 맹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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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속 곤충과 동물들>

 *뚱보: 세 갈래 중에 가장 뚱뚱한 소나무.

 *키다리: 세 갈래 중에 가장 키가 큰 소나무.

 *이쁜이: 세 갈래 중에 가장 허리가 예쁜 소나무.

 *미도: 머루골 두더지 왕초, 의협심이 강하고 의견 수렴을 잘하며 일에 대한 탁월한 추진력을 지니고 있음.

 *구드: 조내골 두더지 왕초, 땅굴 수로와 서커스 공연 의견을 냄.

 *뤼드: 어둔골 두더지 왕초.

 *소토: 얼음골 두더지 왕초, 폭우로 어린 딸을 잃었으며 아주 풍부한 생각을 지니고 있음.

 *도니: 불개미 왕초 ↘

 *라보: 굼벵이 왕초 → 으름, 다래, 머루나무들의 음모에 동참하고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함.

 *자멜: 하늘소 대장 ↗

 *로만: 약은 다람쥐 왕초로 공연장을 만들어 주고 두더지들이 도토리 저장창고를 짓게 함

 *루이: 얼음골 재간이 뛰어난 산토끼, 서커스 공연의 사회를 맡음.

 *지돈: 조내골 개미 가수 ↘

 *호빈: 얼음골 굼벵이 가수 → 이들은 쓰리테너로 세 갈래 소나무를 습격하여 새집을 짓는 것을 반대함.

 *레미: 머루골 하늘소 가수 ↗

 *지즈: 아름다운 금색 털을 가진 고양이 가수로 아주 거만한 동물임.

 *푸카: 아프리카에서 초대 받고 온 원숭이로 서커스 공연에서 동물구조시범을 실제상황에서 보임.

 *토벤: 예리한 감성과 눈빛을 지닌 노루로서 서커스 공연 악단의 지휘자임.

 

●죽음 앞에 흐르는 고요

세 번째 재주는 외줄에서 외발 달린 자전거 타기였어요.

그런데 아주 기상천외한 묘기였어요. 글쎄 자전거 안장 위에서 물구나무서서 그 방울달린 꼬리로 페달을 밟아가며 외줄을 타는 것이었어요.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열 마리가 동시에 올라타고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서로 자전거까지 바꿔 타는 아주 고난이도 재주를 부리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자전거를 바꿔 타는 아차 하는 순간에 그만 자전거 한 대가 아래로 막 떨어지려고 하는데 몸이 잰 다람쥐왕초 로만이 그것을 간신히 잡았던 것이었어요.

바로 그때 두더지 왕초 미도는 방울 달린 끈을 힘차게 잡아 당겼어요.

머루골 상류에서 그 방울 소리만 기다리고 있던 두더지들이 드디어 그 가죽 포대를 잡아당겼어요.

큰 시냇물이 고인 바닥 밑으로 아주 큰 구멍을 뚫어 놓았기에 계곡으로 흐르던 시냇물 소리가 뚝 끊기고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땅굴 수로를 통과 하면서 엄청나게 센 물살이 되어 공연장으로 내림박질 치고 있었어요.

다람쥐들은 이마에 구슬땀을 줄줄 흘리며 외발자전거를 타고 온갖 묘기를 다 보여 주고 있었어요.

모든 동물들과 곤충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높은 계곡에 걸려있는 외줄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 무대 뒤쪽에 뚫어 놓은 큰 구멍에서 큰 댐에서 쏟아 붓는 듯한 거대한 물기둥이 삽시간에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가 앉아 있는 정면 관객석으로 덮치는 것이었어요. 그 물살이 얼마나 거세었던지 그렇게 단단하게 지어놓은 무대 중앙에 서 있던 큰 기둥이 그 엄청난 충격으로 꺾이면서 무대가 앞으로 기우는 것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무대 위에 있던 배우들과 합창단들 그리고 연주자들까지도 위험에 처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초대받고 온 동물구조 시범을 보일 원숭이 푸카가 줄을 타고 앞으로 점점 쓰러지고 있는 무대 위를 왔다갔다하며 그들에게 큰 줄을 던져 양 계곡으로 무사히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정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모두가 정신이 나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어요.

수만 마리 개미와 굼벵이 그리고 하늘소는 바로 그 정면에서 그 거대한 물 폭탄을 맞고는 요란한 비명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계곡을 따라 쓸려가고 말았어요.

어느 누구도 그들을 구조할 수도 그 겨를도 없었어요.

한편 으름 머루 다래나무 뿌리를 찾아내어 끊어내고 있던 두더지들은 그 마지막 남은 지독한 뿌리를 막 끊어냈어요.

온 땅속이 마치 뱀들이 토막나 죽은 것처럼 그 끊어낸 뿌리들로 뒤엉켜 있는데 아직도 꿈틀대는 것 같았어요.

“어 왜 이렇게 현기증이 자꾸만 날까. 앞이 잘 보이지가 않아.”

으름나무는 갑자기 앞이 캄캄해지고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나도 땅으로 떨어질 것 같아. 몸속의 피도 굳고 있는 것 같아.”

머루나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어요.

“더 이상 힘이 생기질 않아. 저 소나무의 손을 끊을 수가 없어. 이젠 눈도 보이질 않아.”

다래나무의 고통은 훨씬 심각한 것 같았어요.

그들은 형용할 수 없는 큰 고통을 느끼며 소나무의 목을 힘없이 놓은 채 소나무 가지에 죽은 뱀처럼 매달려 있었어요.

그들은 모두 그렇게 죽고 말았어요.

세 갈래 소나무는 마치 큰 중병에서 깨어나듯이 하루가 다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겨울이었어요. 참나무 버섯 재배꾼들이 그 숲 속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어느 날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게 머루골을 들썩이고 그 끔찍한 참나무의 비명 소리가 겨울 전설처럼 온 숲을 울린 뒤에 그 겨울 이후로는 참나무를 보았다는 동물들과 곤충들은 하나도 없었어요.

<끝>

기사입력: 2011/12/26 [18:47]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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