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선거 선관위에 맡기는 것 시민 98%가 반대
<권문용의 勇言錄>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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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쇄신파 주장대로 중앙당과 당대표 폐지하라.”

필자가 경기중학교 2학년 때 이야기다. 고3 선배가 교실에 들어왔다. 그러더니 “맨 끝줄에 너 나와라”며 손가락으로 날 찍는다. 얼떨결에 나갔더니 “지난 학기 평균성적이 얼마야? 라고 묻는다.

“86점이요.”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됐어. 내일 음악당으로 나와” 하는 것이었다. 뭐 대단한 것 인줄 알았더니 브라스 밴드 반으로 징집이었다. 그래서 음악당으로 가면서 나는 혼자 생각했다. ‘행진할 때 맨 앞에 서는 트럼본이나 트럼팻을 불고 싶다’.

그러나 이런 악기들은 다른 아이들이 다 차지하고 달팽이처럼 돌돌 말린 프렌치 혼이라는 악기만 남았다. 할 수 없이 이 악기를 선택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고, 순간의 선택으로 이 악기가 평생의 친구가 된다.

이 악기는 다 풀어놓으면 길이가 3m나 된다. 소리가 긴 관을 통과하여 나오기 때문에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그래서 베토벤 교향곡 3번 ‘에로이카’ 5번 ‘운명’ 9번 합창의 힘차고 아름다운 주제가 다 이 악기로 연주된다. 브람스 교향곡의 영감이 있고 목가적인 부드러운 주제도 이 악기가 연주한다.

특히 모차르트는 찰스부르그 궁정악단의 지휘자로 있을 때 혼 연주자와 아주 친했다. 그는 악단 월급만으로 살 수 없어서 야채가게를 운영했다. 그런데 그 가게를 모차르트가 자주 놀러간다. 그 친구를 위해서 주옥같은 혼 협주곡 4곡을 남긴다. 이 곡이 불후의 명곡이 된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 악기에 별로였다가 그 음색에 반해 이 악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동창회나, 공정거래 위원회나, 재경부의 OB신년회에 나가 혼 연주를 즐겨하며 최근에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연주했다. 또 광림교회에서는 ‘생명의 양식’을 헌금송으로 연주했다.

1995년 강남구청장 선거 때의 이야기이다. 선거 막바지에 필자는 거대한 은마 아파트 앞에 섰다. 아무리 마이크로 외쳐대도 아파트의 창문은 한 곳도 열리지 않는다. 답답했다. 그런데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테너 색소폰을 신나게 연주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생겼다. 나도 이 악기로 아파트 앞에서 연주하자 라고 결심했다. 당시 시청률이 최고였던 모래시계의 주제곡을 혼으로 은마 아파트 앞에서 연주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꽉 닫혔던 아파트 창문이 이 소리를 듣고 하나 둘씩 열리기 시작했다. 떠날 때는 아파트 여기저기서 박수까지 터졌다. 신이 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악기연주가 선거법 위반이니 안 된다”라고 한다.

그래서 “어째서 이것이 선거법 위반이냐? 미국대통령도 선거법 위반”이냐고 물었다. 대답이 이렇다. 향응 제공이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위법사항을 지적할 때 반드시 얼마짜리 향응을 제공했는가를 명시해야 하지 않는가? 도대체 나의 아마추어 연주실력을 얼마로 국가가 쳐주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아무 대답이 없이 그저 향응제공이라고 우긴다.

지난 번 박희태 국회의장의 돈봉투 사건 이후 각 정당의 전당대회의 선거관리를 선관위에 맡기겠다고 여·야간 합의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선관위에 맡긴다는 이야기는 웃기는 이야기다.

지난 주 조사한 이런 여·야합의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310명) 결과 98%가 절대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선관위를 대폭 축소하여야 한다고 시민들은 주장한다. 그 이유는 3가지라고 본다.

첫째, 선관위는 향응제공의 예와 같이 아주 경직적이고 우스꽝스럽게 관료적이다. 이런 척도와 행태를 가지고 정치현실을 권위적으로 재단한다면 아주 위험하다.

둘째로 전당대회의 운영을 당비가 아닌 국고로 지원한다는 것에 대해서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시민들은 오히려 선관위를 축소하여야 한다고 한다. 선관위는 사실 비대하다.

몇 년 전 선관위 예산은 6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번 오세훈 시장 때 초등학교 20만 명에 대한 무상급식 예산이 695억 원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6000억 원이라는 돈은 그 10배에 해당된다. 시·군·구별로 독립청사를 가지고 있는데 낭비적으로 크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외국의 경우 선거관리는 지방정부가 다 하고 자원봉사자가 적극 참여하여 예산 안 들이고 공정하게 잘 운영된다.

셋째, 선관위라고 특별히 공정하고 깨끗한 기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시민의 의견이다.

그러면 정당의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있는가? 이 3가지만 실천하면 반드시 정치부패는 없어진다.

첫째, 당대표와 중앙당을 폐지하여야 한다. 우리 정당은 독재정권과 싸우는 과정에서 김대중 대표나 김영삼 대표가 공천권을 갖고 중앙당이 국회의원에게 명령하는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니까 돈 받고 공천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이런 시대가 지나갔다. 당대표의 공천권이나 중앙당을 없애는 것이 정답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서 한나라당 대표가 되려고 서로 싸우는 것은 공천 때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에서는 중앙당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당대표도 누군지 잘 모른다. 선거 때만 선거관리를 위해서 있고 곧 사라진다. 이것이 정답이다. 한나라당의 쇄신파 6명이 중앙당 폐지와 당대표 폐지를 비상대책 위원회에 제안했다. 우리 시민은 이런 쇄신파의 이름을 기억해두자. 남경필, 정두언, 구상찬, 권영진, 김용태, 홍일표 의원이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존립하는 의미는 이 쇄신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다. 비상대책 위원회가 고속철 민영화나 보수냐, 진보냐 하는 논쟁이나 또는 총출제 같은 논쟁에 지금 개입 할 필요가 없다. 시민들은 비대위에서 이런 논쟁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것은 전문가에게 맡겨 후에 결정해도 된다.

이 점은 금주에 시민 여론조사를 하겠다. 지금 비대위는 정치, 공천개혁 이것만 해라. 안하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있으나 마나한 조직이 될 것이다. 이 점은 시민들이 명확히 심판할 것이다.

둘째,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뿌리는 자는 그 50배를 물어내도록 하자. 이것을 비상대책위원회가 입법화하라.

셋째, 앞으로 전당대회 감시는 시민들이 자원봉사자들로 하자. 일정기간 훈련을 거쳐 투입하면 돈봉투는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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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문용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권문용

 <출생 및 출생지>
 1943년 충남 연기군 정동면 청송리

 <학력>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미국 ADL연구소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4회 합격

 <이력>
 -현)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강남구 구청장(3선 역임)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부이사장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경제기획원 투자심사과장

 <수상경력>
 -미국 대통령 감사장(2000년)
 -녹조근정훈장(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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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1/25 [17:14]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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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과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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