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2011. 스티브 잡스, 그가 살아 온 것을 요약한 것이 바로 이 숫자이다.
그의 인생을 보면 구질구질하지 않았다. 그는 이 세상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 혁명은 피를 동반한 혁명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잡스에 돌을 던지지 않았다. 그가 가졌던 것은 열정이었고, 그가 가졌던 것은 일에 대한 애정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가 죽은 후에도 그는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가 죽는 날까지 애플에 애정을 가지고 앞으로 4년 동안 발표할 신제품에 대해서 결제하다시피 하였다는 것이니 정말이지 ‘무서운 녀석(그가 55년 생이지만 항상 그는 젊다)’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애도하지 않는다고 의심할까 봐 삼성이 새 제품의 판매를 연기하기까지 하였을까?그의 죽음에 대해서 느끼는 것은 그의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이다. 그의 천진하기 짝이 없는 그 자신감이다. 최소한 자기 제품에 대해서는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는 그 자신감, 자신은 그 영혼을 바쳐서 일했다는 그 성취감 같은 것이었다.
그가 살아 온 55년의 세월은 공연히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나는 그의 죽음을 보면서 안철수 씨를 떠 올렸다. 지금 그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요즈음 신문에 난 것을 보면 그의 연구소가 새로운 빌딩을 지어서 이전했고, 그가 집을 용산의 어디인가로 옮겼다는 것 정도를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요즈음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도가니라는 영화를 보았다는 것 정도가 그의 행적일 뿐이다.
왠지 요즈음의 그를 보면 느글거리는 느낌을 준다. 정치를 한다는 것인지, 아닌지 정말이지 애매하게 하면서 기성정치인보다 더 느글거린다는 느낌을 준다. 안철수 씨는 정치인인지, 아니면 과학자인지, 아니면 한줌의 명성에 취해서 전국을 쑤석대는 연예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가 서울대학교의 기술융합연구소의 연구소장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기는 하였다. 그렇다면 국가의 녹을 먹고 있는 사람인데, 그가 그 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무슨 작품이나 업적을 내 놓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오히려 그 연구소장과는 전혀 다른 콘서트라는 이름의 잡기를 하였을 뿐이다.
교수라고 해서 여가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기타도 칠 수 있고, 미술도 할 수 있고, 춤도 배울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수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가운데 행해져야 한다. 안철수 연구소라는 이름을 걸어 놓고 그 주식을 엄청나게 가지고 있으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연만 일삼는 것으로는 그의 월급 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안 교수는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강연을 일삼을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그저 그렇게 몸을 맡기면서 일시적인 인기에 흡족해 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처신해야 한다.
안철수 씨가 그 분야에서 이룬 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백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서 바이러tm의 피해로부터 우리가 벗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가. 그것을 무료로 배포하였다고 하여 더욱 큰 칭송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걸 밑천 삼아서 정치에 뛰어 든다면 이건 국민을 매수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가 연구한 업적을 돈 받지 않고 무료로 배포해 놓은 다음에 표를 달라는 것은 돈으로 국민을 매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철수 씨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연구활동에 돌아가 달라는 것이다. 인기라는 것은 일시적인 거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가 깨달아야 한다. 그는 냉정하게 돌이켜 보아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아니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를 지켜보면서 감탄하고 그를 추모하는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는 마음속으로 깨달아야 한다.
그가 돌아다닌다고 일자리가 생기겠는가? 그가 한나라당을 씹고 다닌다고 서민의 경제가 나아지겠나?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가 받았던 수많은 혜택을 뒤로 하고 일시적인 안락함과 환호에 취해버린다면 그는 죽기 전에 늙어버린 타락한 기술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소위 좌파라고 하면서 그를 끌어대는 집단들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금 안철수 씨가 있어야 할 자리는 무슨 콘서트가 아니다. 그는 연구하고 토론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 사람을 우리는 그대로 놓아둬야 한다. 미국에서 스티브 잡스의 인기가 있다고 민주당이나 공화당에서 잡아 땅기는 것을 보았나? 그들은 절대로 그렇게 비열한 짓을 하지 않는다.
당장의 표가 급하다고 당장의 좌파가 위기라고 하면서 그를 선거 앵벌이 시키는 것은 정말이지 도리가 아니다. 정말이지 그를 계속 그런 식으로 안철수 씨를 부려먹으면 빨갱이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정인봉
<학력> -경기고등학교 졸 -서울대 법과대학 졸
<이력> -제17회 사법고시 합격 (1975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역임 -현 변호사 활동 중 -법률 무료상담소 운영 (1990년∼현재)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최초 헌법소원 제출, 서명운동 주도 (1999년) -한나라당 제 16대 종로구 국회의원 당선 (2000년) -방송통신대학교 영문, 중문, 불문학과 졸업 (1997~현재 국문학과 재학)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관철 (2003년)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2005~2006년) -신문악법 소송 승소 (2006년)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 (대통령 경선 2007년)
<저서> ▲그래도 골목에는 꿈이 있다 ▲처리더쉽 (번역) ▲특허법개론 ▲세월을 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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