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의 대통령 가족이라고 할 수나 있나?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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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조선>의 기자를 지냈던 우종창 기자가 책을 써냈다. 그의 책 이름은 ‘권력의 역설’이다. 권력이 내부에 대해서 깊이 알고 있었던 기자이고 누구보다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자부하는 기자의 글이어서 유심히 읽어 보았더니 이건 정말 보통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김영삼 대통령의 약점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김현철에 대해서는 뭐라고 야단 한번 변변히 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약점을 해결하려고 엄청난 거액을 여당의 중진(당시야 중진은 아니었겠지만)에게 주었는데 그 돈을 중진이 떼어 먹었다는 것이다.

우선 ‘권력의 역설’이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해 본다.(그 책의 96, 97페이지)

<그렇다면 김영삼 대통령은 왜 유독 아들 현철 씨의 국정 농단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했을까.

김영삼 정부에서 현철 씨 문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현철 씨에 대한 좋지 못한 보고를 하면 듣기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나는 그 이유가 매우 궁금했다. 현철 씨 주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철 씨가 아버지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철 씨는 아버지가 3당 합당을 통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된 1990년 무렵에 자신의 측근들을 동원해 통일민주당 국장급 인사들의 능력을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현철 씨 측근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비밀스런 치부를 알게 되었다. 이 내용은 현철 씨에게 보고되었다. 아들 입장에서는 경천동지할 사안이었다. 이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은 현철 씨와 그의 측근 몇 명에 불과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말, 그러니까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사태가 터진 1997년 말, 현철 씨의 한 측근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그런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20억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치부를 조사했던 그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책기관의 임원을 지냈다.

김영삼 대통령은 안기부에 예치해 놓은 대선 잔금에서 돈을 인출해 ‘협박범’을 잘 아는 한나라당 중진 의원이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고가 터졌다. 돈 전달자가 돈의 일부를 중간에서 가로채 버린 것이다.

협박범의 요구를 들어주었더라면 한 번의 협박으로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협박범이 배달사고를 알게 되었고, 이는 현철 씨에게도 보고되었다. 이로 인해 아주 은밀하게 진행된 협박 사건은 현철 씨 주변의 입을 통해 내 귀에도 들려왔다.

나는 협박범의 이름도 알고 있고, 배달사고를 낸 전달자의 이름도 알고 있다. 전달자는 현 한나라당 중진 의원으로, 요즘도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 있는 사이이다.>

이러한 책 내용을 보면서 참으로 의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책 내용에 관해서 우종창 기자가 비겁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의심스럽다. 구체적으로 김현철 씨가 파악하였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약점은 무엇이었는가? 뇌물을 받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복잡한 여자관계였다는 것인지 그런 것에 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밝혀야 하였다. 도대체 약점이라는 뜬금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현혹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이건 기자의 태도가 아니다.  

그리고 그 약점을 알고서 돈을 뜯어냈다는 인간은 누구인가? 그가 ‘협박범’으로서 돈을 얼마나 뜯어내었던 것인가? 그리고 돈을 전달하였다는 여당의 중진의원은 누구인가? 그가 배달사고를 내었다면 돈은 얼마를 받아서 얼마를 떼어 먹었던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야 하였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더 의아스러운 일들은, 그렇게 모멸스러운 내용의 책이 출판되었어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현철 씨가 아무런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약점이 정말 있었고 그 약점 때문에 김현철 씨를 컨트롤하지 못하였던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대응이 없으니 국민들은 참으로 처참하기만 한 것이다.

우종창 기자의 책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이라면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하여야 하고 만일 사실대로라면 그 약점이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고해성사를 하여야 할 터인데, 대통령도 아들도 아무런 말이 없다. 우종찬 기자도 책을 내고 스스로 놀란 토끼처럼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속말로 국민만 병신되는 것 아닌가?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정인봉

 <학력>
 -경기고등학교 졸
 -서울대 법과대학 졸

 <이력>
 -제17회 사법고시 합격 (1975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역임
 -현 변호사 활동 중
 -법률 무료상담소 운영 (1990년∼현재)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최초 헌법소원 제출, 서명운동 주도 (1999년)
 -한나라당 제 16대 종로구 국회의원 당선 (2000년)
 -방송통신대학교 영문, 중문, 불문학과 졸업 (1997~현재 국문학과 재학)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관철 (2003년)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2005~2006년)
 -신문악법 소송 승소 (2006년)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 (대통령 경선 2007년)

 <저서>
 ▲그래도 골목에는 꿈이 있다 ▲처리더쉽 (번역) ▲특허법개론 ▲세월을 담는 그릇

※ 본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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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1/21 [17:33]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세동 11/11/22 [19:00]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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