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키우랴
노후 대비하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다
싼 음식을 맛있다고 하고
싼 물건을 좋다고 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난 늙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난 죽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인생도 가을이 왔네
누가 날 노인이라 하는가
누가 날 할아버지라 하는가
내 마음은 아직도
청년인 것을…
젊음을 이기는 화장품도 없고
세월을 이기는 약도 없는 것이
한없이 원망스럽다
세월을 딱 10년만
되돌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김병연(시인 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