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것으로는 나를 따를 사람이 없다. 그가 한나라당 경선후보로 나왔을 때부터 검증한다고 하면서 물고 뜯었던 것으로 나보다 앞서간 사람이 없다. 여러 가지 흠이 있었지만 이번에 미국에 가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고 미국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이지 대통령이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다른 대통령이라면 하기 힘들었을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쪼록 그 FTA 협정을 계기로 해서 우리나라가 더욱 큰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갯짓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한미 FTA 문제를 들고 나와서 협상을 시작하고 여기까지 오게 만든 시초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번의 FTA 타결은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 미국에 가보지도 않았다. 그런 노무현 대통령도 더 이상 쇄국정책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결단하였다. 아마도 미국을 더 이상 무섭게 생각하지 않겠다. 그저 체격이 큰 친구를 사귀겠다는 단순하고도 씩씩한 사고방식이 그에게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때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이었다. 정동영 씨는 그 당시 무슨 부총리를 맡고 있었다. 만약에 한미 FTA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이었다면 당장 사표를 내던졌어야 하였다. 그때 왜 사표를 내지 않았는가? 한줌의 권세가 아쉬워서 그렇게 하였는가? 아니면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이 겁이 나서였는가? 하기야 서울에서 나왔다가 떨어지니까 추접스럽게 자기 고향에 가서 울다시피 기어서 겨우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연명한 사람이니까 그때도 마찬가지로 당당하지 못했다고 그리 꾸짖을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정동영 씨가 지금에 와서 마치 한미 FTA 협정을 을사늑약(을사보호조약, 1905)이라고 하면서 김종훈 씨를 이완용으로 몰아세우는 것을 보면서 정말이지 국회의원이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할 말이 있고, 가릴 말이 있는 법이다. 모든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종훈 본부장을 매국노라고 몰아세우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저질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참으로 저질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앵커까지 지냈다는 분이 그처럼 말을 가려할지 모른다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야밤중에 뒤를 쫓아 와서 골목길에서 벽돌로 뒤통수를 때리고 토끼는 비열한 양아치와 다를 바 없다. 그런 양아치를 붙잡으려고 해도 숨이 차기만 하고 잡아 보았자 아무 것도 없는 개털이기 십상이다. 그러니 그 양아치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다음에도 만만한 사람을 노리기 마련이다. 정동영 씨가 그동안 공부해 왔다는 학력이 아깝기만 하다. 그를 뽑아준 주민들의 표와 뜻이 겁탈당하는 것 같아서 정말이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금이라도 정동영 씨는 김종훈 본부장에게 사죄해야 한다.
손학규 대표도 말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의 일부 강경파들에게 물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지금 민주당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당의 지지기반이라는 서울에서 시장 후보도 내지 못하고 있는 정당의 대표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분명히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기는 낳았는데 자기 자식이 아닌 자식을 들고 나와서 “내 자식이랑 마찬가지이니 여러 모로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얼굴에 붓기가 가시지 않는 산모와 다를 바가 있는가?
형편없는 처지야 이해가 되기는 한다. 형편이 말이 아니다. 형편이 형편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미국에서 환대한 것을 비아냥거려서야 이건 정동영 씨와 뭐 그리 크게 다르겠는가? 들리는 바에 의하면 손학규 대표는 미국에서 환대한 것과 FTA는 별도라고 했다는 것이다. 말이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미국과 대한민국 모두를 모독하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마치 미국이 한국의 비위를 맞춘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미국의 전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환대라는 미끼로 잡아먹으려고 한다는 식으로 오해될 수도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 당시에 비서실장을 하였다는 문재인 씨는 지금 무슨 꼴을 하고 서 있는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앞장서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문재인 씨는 반대한 일이 있는가? 아니면 노무현 대퉁령의 영단이라고 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하였는가?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지 몇 년이나 되었다고 이제는 그가 모셨던 대통령의 뜻과는 정반대의 길로 가려고 하는가? 그동안 빌빌 눈치만 보더니만 이명박 정권이 2년 남짓 남게 되니까 움직이는 것은 기회주의적인 심보가 아닌가?
제주도의 해군기지 문제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결정한 문제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쉽게 풀릴 문제이다. 지금 정동영 씨도, 손학규 대표도, 그리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그 당시에 반대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마치 해군기지가 생기면 제주도는 불바다가 되는 듯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의 논리라면 왜 우리나라에 군인이 있고, 군인들은 무장하고 있는가? 평화를 원한다면 그리고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면 우리들은 무장해제를 당하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김정일이 불장난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모두 총하나 쏘아서도 안 되고, 대검으로 찌르는 연습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도대체 민주당의 세력들 가운데 이처럼 우매한 세력들이 있다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 정말이지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세력들과 정치를 함께 하던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이지 답답하고 한심해서 여러 번이나 울었을 것 같다. 세상에 저런 것들을 여당이라고 하면서 정치를 해야 하니 너무 답답하다고 하면서 담배깨나 피웠을 것 같기도 하다.
오죽하면, 오죽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너절하면 차라리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와 연정을 하자고 하면서 손을 내밀었겠는가?
함께 노무현을 따랐던 사람 가운데서도 안희정 충남지사가 돋보인다. 그는 한미 FTA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의 나이가 46세라고 한다. 제발 정동영 씨와 손학규 대표, 그리고 문재인 실장은 나잇값이라도 하기를 바란다.
정인봉 본지 칼럼위원
<필자 소개> 정인봉
<학력> -경기고등학교 졸 -서울대 법과대학 졸
<이력> -제17회 사법고시 합격 (1975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역임 -현 변호사 활동 중 -법률 무료상담소 운영 (1990년∼현재)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최초 헌법소원 제출, 서명운동 주도 (1999년) -한나라당 제 16대 종로구 국회의원 당선 (2000년) -방송통신대학교 영문, 중문, 불문학과 졸업 (1997~현재 국문학과 재학)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관철 (2003년)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2005~2006년) -신문악법 소송 승소 (2006년)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 (대통령 경선 2007년)
<저서> ▲그래도 골목에는 꿈이 있다 ▲처리더쉽 (번역) ▲특허법개론 ▲세월을 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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