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생명권 파괴를 市가 묵과하다니…”
송악농협 건립 ‘육골즙 가공공장’ 승인에 주민들 강력 반발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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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지역 강장리 일원 1만485㎡ 부지에 대단위 공장 건립 추진

- 주민들 “시가 쉬쉬하며 승인, 한 달이 넘어서야 알았다” 분개

 

“물 더 부족해지면 우리 앞으로 어떻게 살어유?”

 

충남 아산시의 대표적인 청정지역인 송악면 일대에 시가 대규모 공장 건립을 승인해 준 것과 관련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해당 공장의 승인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심각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문제의 공장은 송악농협이 건립을 추진 중인 ‘육골즙 및 건생 녹용 가공공장’으로, 송악면 강장리 287번지 외 3필지에 1만485㎡(3172평)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공장예정지 인근 1km 내에는 4개 부락(강장1리, 강장2리, 예꽃재, 수곡2리)에 217가구 529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공장이 들어설 경우 지하수를 먹고 사는 주민들의 식수원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강장리와 수곡리를 포함한 송악면 내에는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생태보전지역이며, 유기농법을 이용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청정농림지역이다.     © 아산톱뉴스

 

아울러 이곳은 생태보전지역으로 가재와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으며, 유기농법을 이용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청정농림지역인데 이들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시가 이곳에 공장 설립 승인을 해준 것은 지난해 11월인데, 일언반구도 없어 알지 못하다가 한 달이 넘은 12월29일에야 주민 총회에서 알게 됐다며, 시가 일부러 숨겨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주민의견 수렴 한번 없이 추진된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곧바로 반대활동을 벌여 왔는데 이렇다 할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들은 “송악농협 육골즙 공장 운영 계획에 따르면 지하수를 개발해 1일 20톤 이상의 공업용수를 사용토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우리지역은 2016년 여름 가뭄 때에도 지하수에 흙탕물과 모래가 섞여 나와 식수 부족에 어려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강장리 인근의 논과 밭은 천수답(전)으로서 아산시에서 관리하는 농업용수 관정이 여러 곳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     © 아산톱뉴스

 

덧붙여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관정도 메말라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취수시설을 가동하면 다른 쪽 논의 농업용수가 나오지 않아 서로 교대로 취수를 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며, 인근에서는 더 이상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 관정을 팔 곳이 없는, 지하수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라고까지 알고 있다”며 “이런 지역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아산시의 공장설립 승인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육가공 공장 예정 부지 인근의 도로인 616번 지방도로는 왕복 1차선 도로로, 인도가 없는 상황일뿐더러 대형 차량 등의 무분별한 과속운전으로 인해 해마다 마을 입구 강장리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인근 예꽃재 마을에는 영·유아를 비롯해 60여 명의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런 좁은 지방도로로 육가공 공장 대형 냉동 탑차 등이 수시로 운행된다면 가중되는 교통사고 및 인명 피해의 위험, 소음과 분진은 동네사람들의 기본권인 일상의 평화를 침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또 “아산시의 정책 중 ‘주민주도형 실개천 살리기 운동’이 수질개선 및 수생태계 복원, 자연정화생태습지의 조성, 공동우물 복원추진 등의 성과를 거둬 충남도정책으로 확산됐을 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그리고 아산시의 2017년 시정 계획에는 생태보호종 반딧불이 서식지 보전사업(송악은 아산의 대표적인 반딧불이 서식지), 주민과 함께하는 실개천 살리기 및 자연정화 생태습지 조성 지속 추진 등 생태환경 보전을 중심으로 한 계획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송악을 농촌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시정계획에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강장리 경관조성사업이 올해 예정돼 있다”고 전하면서 “우리가 낸 세금으로 공원과 꽃길이 조성되는 지역에 육가공 공장을 설립토록 아산시가 승인하는 것은 아산시의 일관성 없는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며, 부서 간 소통과 협치는 어떤 수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 주민들이 제시한 타 지역 피해사례.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사동리의 한 소하천이 어디에선가 흘러나오는 폐수로 인해 검게 오염돼 있다.     © 아산톱뉴스

 

주민들로 구성된 ‘송악농협강장리육골즙가공공장설립반대위원회(이하 반대위)’는 “상수원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지역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똑같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법적인 보호 조치가 모호하고, 공장건립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에 소극적인 행정을 보이는 아산시는 각성하고, 즉각 공장설립 승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공장설립 일대의 지역상황과 피해상황을 조사해 즉각 공장설립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대위는 또 “아무리 좋은 정책이더라도 지역상황과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고, 추진력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간과 땅의 우호적 관계, 생명의 관계로 살아 왔고, 또 살아갈 반대위는 아산시가 공장설립 승인을 철회할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고 지역사회와 전국에 이 생명권 침해사실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한편 반대위는 이와 관련 오는 13일(월) 오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아산시청에서 공장 설립 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다.


기사입력: 2017/03/09 [21:12]  최종편집: ⓒ 아산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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